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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자녀교육 (상상력, 실행력, 협력학습)

fjasu 2026. 3. 3. 18:58

고3 아이를 둔 부모로서 요즘 가장 고민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대학 입시를 앞둔 시기에 AI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하면서, 제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이 과연 5년 후에도 유효할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주변 학부모들 역시 비슷한 불안감을 토로합니다. 누군가는 아이에게 ChatGPT 사용법을 가르치려 하고, 누군가는 그냥 시대 흐름에 맡기자는 식입니다. 하지만 독서를 게을리하지 않았고, 문제 상황에서 해결 의지를 보이는 제 아이를 보면서 한 가지 믿음이 생겼습니다. AI 시대에도 결국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역량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기업 구조가 말해주는 미래 인재상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대규모 희망퇴직과 인력 감축을 단행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연간 세 차례나 구조조정을 진행했고, 이는 단순히 경영난 때문이 아닙니다. 크래프톤은 역대 최고 실적을 내면서도 AI 전환을 선언했습니다(출처: 한국경제신문).

여기서 주목할 점은 기업들이 인간의 인건비를 줄여 AI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데이터센터 구축과 전기세 지출을 위해 사람을 내보내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국내 500대 기업의 신입 채용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2년간 약 30% 급감했습니다. 더 놀라운 건 퇴직률도 10% 감소했다는 점입니다. 신입은 뽑지 않고 퇴직자도 줄어드니 조직이 점점 고령화되는 구조입니다.

스타트업 대표들을 인터뷰한 결과, 신입 채용을 꺼리는 이유로 '문제해결력' 부족을 꼽았습니다. 문제해결력(Problem-solving ability)이란 주어진 상황에서 답이 정해지지 않은 과제를 스스로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내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정해진 절차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변수가 많은 실전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역량입니다. 제가 직접 교육 현장에서 만난 청년들도 기술은 익혔지만 '무엇을 만들지'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답 정해진 교육이 만든 역설

우리 교육 시스템은 100년 넘게 같은 구조를 유지해 왔습니다. 교수자가 지식을 전달하고, 학생은 이를 받아 시험을 보는 방식입니다. 시험은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해야 하기 때문에 답이 정해진 문제만 출제됩니다. 수능에서 의견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가 나온다면 전국이 들썩일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AI는 원래 답이 정해진 계산을 빠르게 처리하는 도구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정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ChatGPT에 "오늘 강의 어떻게 해야 해?"라고 물으면 맥락에 맞는 답을 제시합니다. AI는 사람처럼 학습하도록 엄청난 투자를 받고 있고, 정작 사람은 컴퓨터처럼 정답 찾기에만 훈련받고 있습니다.

저는 이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능동적 학습(Active learning)이란 학습자가 수동적으로 정보를 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교실이 시끄러워져야 합니다. 학생들이 서로 질문하고, 토론하고, 실패와 시도를 반복하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제가 "교실을 시끄럽게 만드는 방법"을 검색했을 때 나온 건 "조용하게 만드는 방법"뿐이었습니다. 이게 우리 교육의 현주소입니다.

주입식 교육에서는 학습의 주도권이 교수자에게 있습니다. 지식이 일방향으로 전달되려면 조용해야 합니다. 반면 능동적 학습에서는 학생이 주도권을 가집니다. 배우고 싶은 것을 찾고,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동료와 협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소음이 발생합니다. 실제로 협력 학습 환경에서 자란 학생들이 리더십과 문제해결 역량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출처: 한국교육개발원).

상상력과 실행력을 키우는 법

AI 시대 인재에게 필요한 두 가지 핵심 역량이 있습니다. 첫째는 상상력입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무엇을 만들까'는 사람이 정해야 합니다. 제가 교육 현장에서 만난 학생들은 "이것도 되네요, 재미있어요. 그다음엔 뭐 하죠?"라고 묻습니다. 하고 싶은 게 없는 겁니다. 상상력은 전공 지식만으로 생기지 않습니다. 많이 놀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실패도 해봐야 합니다.

둘째는 능동적 실행력입니다. AI로 무언가를 만드는 건 쉬워졌지만, 그 결과물은 컴퓨터 안에만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라톤 출전을 목표로 ChatGPT에 트레이닝 코스를 만들어달라고 하면 완벽한 계획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뛰는 건 사람의 몫입니다. 온라인 쇼핑몰을 만드는 것도 하루면 가능합니다. 진짜 어려운 건 고객이 오게 만드는 것입니다. SNS 마케팅, 광고, 바이럴 전략 등 답이 정해지지 않은 문제를 실행하면서 부딪혀야 합니다.

제 아이가 독서를 꾸준히 해온 것, 문제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 것이 제게 큰 위안이 됩니다. AI 시대의 인재는 AI를 넘어서는 인간이어야 합니다. 상상력을 자유롭게 펼치고,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행력을 갖춘 사람 말입니다. 솔직히 이건 학원에서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가정과 학교, 사회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환경입니다.

경쟁 중심 교육에서 자란 아이는 진정한 리더가 되기 어렵습니다. 서로 가르쳐주고, 질문에 답해주고, 함께 성장하는 문화 속에서 자란 아이가 리더십을 발휘합니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개인화된 학습이 강화되고, 오히려 더 이기적인 환경이 될 위험도 있습니다. 이제 학교와 부모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늦었지만 교육의 본질을 다시 세워야 할 때입니다. 제 아이를 보면서 다짐합니다. 답을 찾는 아이가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아이로 키우겠다고 말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bMXo6JQn4o4